세 번째 물음
홉스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국가가 얼마만큼의 권력을 쥐어야 하는지 물었고, 그 뒤의 헌법 전통 전체는 무엇이 그 권력을 모든 위험 가운데 가장 큰 위험이 되지 않게 막아 주는지 물었다. 이 책은 가치 자체를 볼 수 있는 국가에게 두 물음을 함께 던지며, 신뢰가 아니라 건축으로 답한다.
가장 오래된 물음, 두 번 물어지다
잉글랜드가 아직 내전의 주검을 세고 있던 1651년에 인쇄된 『리바이어던』의 권두 삽화에는 왕관을 쓴 거인이 고요한 도시 위로 솟아오른 모습이 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거인에게는 자기 몸이 없다. 그의 몸통과 팔은 수백의 작은 인간 형상들, 곧 시민들 자신으로 짜여 있고, 그 얼굴들은 안쪽으로 주권자의 머리를 향해 돌려져 있다. 한 손에는 칼을, 다른 손에는 주교장(主敎杖)을 들었다. 그 판화는 한 장의 그림으로 압축된 논변이다. 아래 도시의 평화가 존재하는 것은 권력이 그 위의 한 점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그 권력을 흩뜨리면 살육이 다시 시작된다.
홉스의 물음은 잔인하리만치 실천적이었다. 그는 최종 권위가 다투어질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지켜본 사람이었다. "두 권위가 어긋나면 심판할 자가 없고, 다시 칼로 돌아간다." 그의 답은 평화가 최종 권위의 나뉘지 않은 하나의 종점을 요구한다는 것이었고, 그 구조적 통찰에서 그는 전통이 그 뒤로 줄곧 싸워 온 하나의 결론을 끌어냈다. 그 종점은 반드시 한 사람이거나 한 사람처럼 행위하는 하나의 합의체여야 하며, 절대적 재량을 쥐고, 법 위에, 책임 위에, 불복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할 때 정치철학의 첫 번째 물음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국가가 얼마만큼의 권력을 쥐어야 하는가이다. 홉스는 전부라고 답했다.
두 번째 물음은 첫 번째 물음에 맞서 물어졌고, 그것이 헌법 전통을 지었다. 로크, 몽테스키외, 매디슨, 법치국가(Rechtsstaat)의 독일 법률가들, 저마다 자기 어법으로 평화를 지키는 그 권력이 모든 위험 가운데 가장 큰 위험이 되지 않게 막아 주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주권자가 법 위에 있다면, 누가 시민을 주권자로부터 보호하는가? 전통의 답들은 낯익다. 나뉜 권력, 참호화된 권리, 사법 심사, 선거, 연방주의이다. 그리고 홉스의 유령은 그 하나하나에 들러붙어 왔으니, 그에게는 준비된 반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나뉜 왕국은 설 수 없다. 권력을 나누면 전쟁을 국가 안으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이 책은 세 번째 물음을 던지며, 그것은 앞의 두 물음을 새로운 조건 아래에서 함께 묻는 것이다. 가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국가는 얼마만큼의 권력을 쥐어야 하며, 무엇이 그 권력을 모든 위험 가운데 가장 큰 위험이 되지 않게 막아 주는가? 그 조건이 새로운 까닭은 여기서 문제 되는 국가가 군대를 거느린 세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회 전체에 걸쳐 열 개의 가치 축을 감지하고 자신이 발견한 것을 재조정하는 국가이다. 옛 딜레마의 두 뿔이 동시에 날카로워진다.
가치 통치가 두 뿔을 모두 날카롭게 하는 까닭
첫 번째 뿔을 보라. 제1권과 제2권이 그려 낸 모든 것은 권력을, 그것도 실질적인 권력을, 강제적인 종류의 권력을 요구한다. 불로 지대를 포획하는 국가는 그것을 사정하고,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행위자들의 저항을 무릅쓰고 거두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실질 역량의 하한을 보장하는 국가는 그것에 재원을 대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폭주하는 집중에 상한을 집행하는 국가는, 그 구성상, 이기고 있는 자가 누구든 그와 싸움을 거는 것이다. 측정된 해악에 값을 매기는 국가는 그 부과금이 들러붙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홉스의 집행 보조정리가 온전한 힘으로 적용된다. "칼 없는 계약"은 한낱 말일 뿐이며, 모든 불균형을 볼 수 있으되 아무것도 강제하지 못하는 순수한 가치 감지기는 아름답고 쓸모없는 도구일 것이다. 재조정자는 가장 강한 자를 시정할 만큼 강해야 한다.
이제 두 번째 뿔이며, 여기서 그 날카로워짐은 혹독하다. 포획된 세무서는 당신의 돈을 가져갈 수 있다. 포획된, 가치를 감지하는 국가는 다른 차원의 위험이다. 그 감지기는 모든 집단의 상태를 열 개의 축을 따라 읽는다. 그 재조정자는 모두가 살아가는 조건 자체를 건드린다. 그 원장은 시민적 지위 그 자체를 기록한다. 정직한 손에 있을 때 이 기구는 틀을 시정하고 삶은 건드리지 않는다. 포획된 손에 있을 때 그것은 여태껏 설계된 가장 완벽한 수탈의 도구인데, 병사를 보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의(定義)를 기울이고, 부과금의 가중치를 다시 매기고, 계기판이 여전히 "균형 잡힘"으로 읽히는 동안 기계장치가 제 소유자에게 유리하게 갈아 나가도록 두기만 하면 된다. 가치 통치를 지을 만한 것으로 만드는 바로 그 능력이, 포획될 경우, 그것이 대체하는 그 무엇보다도 그것을 더 나쁜 것으로 만든다. 더글러스 노스는 이 딜레마의 일반형을, 교의가 상시적인 제사(題詞)로 채택한 무뚝뚝함으로 진술했다. 우리가 국가 없이 지낼 수 없다면, 국가와 더불어 지낼 수도 없다. 국가가 강제력을 가진다면 국가를 운영하는 자들이 그것을 자기 이익을 위해 쓸 것이기 때문이다. 집행자는 자기 자신의 효용 함수를 가진 행위자이다. 제1권과 제2권의 어떤 것도 그 문제를 사라지게 하지 않았고, 경제학의 어떤 정교화도 결코 그럴 수 없는데, 그 문제가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헌법적이다. 누가 그 도구를 쥐는가, 어떤 조건으로 쥐는가, 누구의 눈 아래에서 쥐는가, 그리고 그 쥠이 잘못될 때 어떤 구제 수단이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그것 때문에 존재한다.
앞의 두 권이 열어 둔 채 남긴 것
제1권 『가치 통치의 경제학』은 경제를 다시 지었다. 단일한 가격이 아니라 열 축의 벡터로서의 가치, 손대지 않은 채 남겨진 벌어들인 것과 오직 포획되는 벌지 않은 것, 보편적 배당을 지급하는 공유재로 흘러드는 지대, 누구도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하한과 누구도 그 너머로 복리로 불어나지 않는 상한, 그리고 국가가 시장이 놓치는 잔여 해악에만 값을 매기기에 내내 청산되는 시장들이다. 제2권 『가치 통치의 사회』는 그 경제 안에 사는 사람들을 따라갔다. 의미와 돌봄과 배움, 인식의 공유재, 이견과 복수성, 그리고 국가의 영(令)이 일부러 끝나는 무조종 지대이다.
두 권 모두 수동태로 논변했고, 독자는 그것을 알아차렸을지 모른다. 지대는 "포획된다". 해악은 "값이 매겨진다". 하한은 "보장된다". 가중치 투표는 "집계된다". 수동 구문은 약속 어음이며, 이 책은 그것들이 만기가 되는 자리이다. 누군가 등록부를 운영한다. 누군가 감지기를 다루고 그 판독을 공표한다. 누군가 부과금을 사정하고, 불복을 심리하고, 예산을 쥐고, 국가가 보유한 무력이 무엇이든 그것을 지휘하며, 규칙이 바닥나는 새벽 세 시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결정한다. 기제에는 운영자가 필요하고, 그 운영자가 문제이다. 배당 산식은 매수될 수 없으나, 그것을 계산하는 관청은 친구들로 채워질 수 있다. 상한은 위협에 굴하지 않으나, 그것을 적용하는 재판소는 제 사람으로 메워질 수 있다. 앞의 두 권에 나오는 모든 기제는, 그것을 움직이는 인간들을 임명하고, 지켜보고, 제한하고, 물러나게 하는 헌법적 기계장치만큼만 정확히 신뢰할 만하다. 그 기계장치가 이 권의 주제이다.
설계의 자세, 의무를 위해 수여되고 건축으로 제약된다
두 가지 서약이 뒤따르는 모든 것을 다스리며, 기계장치가 그것들을 가리기 전에 진술해 둘 만하다.
첫째, 권력은 의무를 위해 수여되는 것이지 지배자들이 받아 마땅한 것이 아니다. 이 설계에서 어떤 공직도 그 담지자가 다스릴 권리나 천명(天命)이나 우월한 지혜나 제 이름에 붙은 승리를 가졌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공직은 어떤 의무가 이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존재하며, 그 공직은 그 의무가 요구하는 만큼의 권력을 정확히 받을 뿐 한 톨도 더 받지 않는다. 홉스의 시민들이 다스릴 자기 권리를 한 사람에게 내어 준 자리에서, 가치 통치의 시민들은 헌장을 비준하고 각 공직을 그것이 그 헌장에 복종하는 한에서만 수권한다. 그 수여는 조건부이고, 철회될 수 있으며, 수여받은 자가 쓰지 않은 조건 위에 놓여 있다. 그 조건이 무엇인지, 어떤 의무가 어떤 권력을 정당화하는지, 그리고 그 수여를 얻기 위해 국가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가 제I부가 다룰 일이다.
둘째, 그 제약은 건축적이지 훈계적이지 않다. 헌법 전통은 지배자들이 선하기를 바라는 것은 기제가 아니라는 것을 값비싸게 배웠고, 교의는 마키아벨리가 내놓은 이 교훈의 가혹한 판본을 취한다. 통제되지 않는 권위가 주어진 곳에서는 인민의 현재의 덕성이 아무런 안전도 주지 못하니, 절대적 권위는 그것을 쥔 자가 누구든 가능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부패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노스는 다스림을 받는 자들에 관한 거울상의 교훈을 덧붙인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이념적 헌신을 요구하는 질서는 전복되고 되돌아갈 것이며, 따라서 제 모양을 지키기 위해 시민의 덕성이 끊이지 않기를 필요로 하는 정치체는 이미 실패하는 중이다. 그리하여 이 설계는 모든 책상에서 사익을, 모든 공직에서 야심을, 모든 제도에서 표류를 전제하며, 각 방호 장치에 대하여 "선한 사람들이 이것을 존중할 것인가?"가 아니라 "악한 사람들이 이것을 쥐었을 때에도 이것이 구속하는가?"를 묻는다. 의지 위에 규칙을, 성품 위에 구조를, 희망 위에 건축을 둔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인간에 대한 냉소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향한 예의이다. 성인(聖人)들로 채워질 때에만 작동하는 헌법은 실제로 그것을 채울 평범하고 품위 있는 사람들을 모욕하는데, 누구도 짊어지라고 청해서는 안 될 유혹을 그들 손에 쥐여 주기 때문이다. 설계자가 한 공직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친절한 일은 그 공직의 남용을 어렵고, 눈에 보이며,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니, 그리하여 그의 품위가 하나의 기여일 뿐 하중을 지탱하는 벽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지도
제I부 「헌장」은 모든 권력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한다. 어떤 권력도 넘을 수 없는 규칙에서이다. 제1장은 침범할 수 없는 핵심을, 곧 어떤 다수도 어떤 비상사태도 어떤 알고리즘도 넘어설 수 없는 권리들의 짧은 목록을 펼치고, 가치를 볼 수 있는 국가가 그 이전의 어떤 자유주의 국가보다 더 단단한 권리의 핵심을 필요로 하는 까닭을 보인다. 제2장은 그 핵심 아래의 규범의 위계를, 곧 모든 헌법과 법전과 규정과 재결이 그 위층에 부합하거나 아니면 무효가 되는, 질서 지어진 층더미를 짓고, 나뉘지 않은 정점이 신뢰받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도 소유하지 않는 규칙일 수 있는 방식을 설명한다. 제3장은 수여 그 자체로 향한다. 국가가 그것을 위해 권력을 받는 세 가지 의무, 그리고 그것들을 받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하는 포기이다.
제II부 「기구」는 기계를 연다. 제4장은 국가 자신의 기관들을 이 교의에서 그것들이 무엇인지 그대로 서술한다. 가치 변환자들 사이의 가치 흐름이며, 다른 모두와 같은 회계에 종속되고, 국가 기관 안의 권력 집중은 사적 기관에서와 똑같이 반가치로 자기 부과된다. 제5장은 등록부와 원장, 곧 국가의 기억을 살피고, 집계적이고 통계적인 감지기와 개인들의 사생활 명부 사이에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살핀다. 제6장은 돈과 위임을 따라간다. 과세로 다스리지 않는 국가가 그럼에도 어떻게 예산을 배정받고, 감사를 받으며, 자신이 건드리는 모든 흐름에 대해 책임을 지는가이다.
제III부 「정의」는 국가가 한 사람과 마주하는 순간을 다룬다. 제7장은 법원과 재결을 서술한다. 기본값으로 권위를 갖는 사정들이 사실상 어떻게 다투어질 수 있는 채로 남는지, 그리고 이 설계의 어디에도 책임지지 않는 최종 권위가 없는 까닭이 무엇인지이다. 제8장은 재조정으로서의 정의라는 교의 고유의 이론을 펼친다. 도덕적 부채의 상환이 아니라 교란된 장(場)의 회복이다. 제9장은 범죄와 집행을 마주한다. 반가치를 생성하는 자들에게 국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해악에 값을 매기는 일과 범죄를 처벌하는 일 사이에 선이 어디로 지나가는지, 그리고 어떤 행위들은 왜 가치 시장에서 아예 제거되는지이다.
제IV부 「권력」은 헌법을 부러뜨리는 물음들과 마주한다. 제10장은 지도력을 다룬다. 공직 담지자들이 어떻게 선발되는지, 어떻게 승계되는지, 그리고 승계가 다투어지기 전에 확정되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인지이다. 제11장은 가장자리를 다룬다. 성원됨과 퇴장, 헌장을 공유하지 않는 경쟁 질서들과의 관계, 그리고 비상사태이니, 제 형식을 지키다 파멸하거나 아니면 그 형식을 부수게 되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한계 지어진 빠른 경로이다. 제12장은 생존 가능성 감사이다. 이 헌법이 실패하는 길들의 목록과, 각각에 맞서 지어진 방어들이다. 이어 결론은 독자가 끝에 이르러 마음 쓸 유일한 물음을 묻는다. 조립된 그 전체가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국가인가 하는 것이다.
부들의 순서 자체가 논변이다. 기계장치보다 권리를 먼저, 무력보다 기계장치를 먼저, 지배자보다 무력을 먼저 둔다. 각 층은 그것을 제약하는 층이 이미 자리 잡은 뒤에야 지어진다. 그리하여 이 책은 다음 장이 시작하는 곳에서 시작한다. 어떤 다수도, 어떤 비상사태도, 어떤 알고리즘도 건드릴 수 없는 것들의 짧은 목록에서, 그리고 그 보호들이 그것을 깨뜨리려는 유혹이 가장 클 바로 그때 가장 강하게 구속하는 까닭에서이다. 그 목록이 제1장의 주제이다.
교의 속에서
이 권의 헌법적 논변은 헌장과, 헌장과 규범의 위계 및 기구를 다루는 시스템 항목들이 온전히 나른다. 홉스와의 대결은 그의 계보 쪽에서 자취를 따라간다.